기획을 잘하는 PM이 되기로 했다
근 3달 간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이렇게 말하니까 그냥 생각하는 사람 자세로 앉아서 고민한 것 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그동안 선임분들에게 고민을 토로하며 눈물을 흘린 게 2번.. 회사 그만두겠다고 친구들에게 어리광 피운 게 여러번... 단언컨데 내 인생에서 이렇게나 한 개의 고민을 오랫동안 한 적은 없었다.)
나와 가까운 지인들은 내가 "PM을 할 거야!" "기획자를 할 거야!" "프로덕트 디자이너를 할 거야!" 사이에서 말을 몇 번이나 번복했는지 잘 알고있을 것이다. (죄송합니다ㅠ 고민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
사실 아직도 "내 결정은 안 바뀔 거야!" 라는 확답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이 고민은 타인의 의견과 외부의 손길을 너무 고려하며 시작되었다 (즉, 나에게서 나온 고민이 아닌 외부 요인으로 시작된 고민).
1. 친한 리크루터분께서 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가는 게 현재 시점에서 좋은 회사를 가기 좋다고 하셨다. 그리고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프로덕트가 나에게 좋은 커리어로 남지 않을 것 같다는 걱정도 든다고 하셨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모르시기 때문에 이런 말은 너무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았는데, 내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거지)
2. 2023년 초에 나에게 연락이 왔던 소위 말하는 좋은 회사들?의 리크루터분들은 내가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만 보고도 좋은 회사의 프로덕트 디자이너를 지원해보도록 권해주셨다.
3. 그 밖에도 우리 회사에서 나가게 된 분들이 회사가 투자 적게 받아서 곧 망할 수도 있으니 빨리 이직하라고... (지금 당장은 프로덕트디자이너가 빠르다고...!)
→ 이런 상황을 마주하고 나니, PM으로 가던 시점에서 다시 PD로 돌아가야 하는가...? 를 엄청 고민하게 되었다. 마지막에는 내가 정말 디자인을 좋아하는 사람인 것처럼 나를 끼워맞추고 있었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는 내 신념(?)도 있고, 인생에서 실패해 본 적이 적어서 실패를 너무너무 두려워하는 내 성향도 있고.
하지만, 수천 번의 고민을 머리로 한 결과... 나는 디자인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누군가 시킨다면 열심히하고 잘 할 자신은 있으나, 나는 인생에서 디자인(특히 심미적인 부분)은 여유가 될 때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는 옷도 기능 위주의 옷만 입고, 집의 인테리어도 기능이 우선이고 심미적인 부분은 그 다음에 고려하는 부분이다.
이런 내가 프로덕트 디자이너를 한다는 것은 프로덕트 디자인, UI 디자인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이길 수 있는 결론이 났다. 더불어 내가 정말 인생에서 추구하는 "기능 위주의 삶"을 추구해야 한다는 결론이 났다.
이젠 다시 달려야 할 차례.
그동안 저의 고민을 진심으로 들어주고 함께 고민해준 분들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보냅니다...
(설마 이렇게 글까지 작성했는데, 또 번복하진 않겠지..? :) )
고민한 과정에 대한 회고
1. 스스로 단단한 사람이 되자. 나를 스스로 정의한 한계에 가두며 난 못 할 거야라고 걱정하지 말자.
2. 스스로 탄탄한 논리를 만들어가며 결정을 해야 내 스스로 인정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3. 내가 내린 결정에 대한 책임은 나의 몫이다. 최선을 다하며 진하게 경험하자.
4. 실패도 좋은 경험이었다라는 마인드를 장착해야 두려움 없이 묵묵히 갈 수 있다. (심지어 나는 진한 실패의 경험이 필요하다.)
5. 나와 관련된 이슈는 다른 사람의 의견보다 나 스스로에게 집중해서 결정하자. 스스로 단단해진 후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자.